Elizabethan collars for cats

서론

엘리자베스 칼라(Elizabethan collars)는 고양이가 셀프 트라우마(self-trauma), 즉 스스로 외상을 입히거나 과도한 그루밍을 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흔히 사용되는 비약리학적 중재이다. 그러나 이런 칼라의 착용은 고양이와 보호자 모두에게 고통을 줄 수 있다 1.

어떤 점이 유익한가?

고양이는 깔끔을 떠는 세심한 동물이기 때문에 그루밍을 아주 열심히 하여 수술봉합사를 제거하고 수술 부위, 특히 몸통, 사지, 꼬리의 수술 부위에 외상을 입히곤 한다. 더욱이, 피부 문제로 인한 소양증이 있으면 셀프 트라우마로 인해 상태가 악화될 수 있다(그림 1). 잘 맞는 엘리자베스 칼라를 씌우면 피부 병변을 치유하고, 상처를 회복하고, 추가 수술의 필요성을 방지할 수 있다(박스 1에 엘리자베스 칼라 적응증을 정리해둠). 뿐만 아니라 엘리자베스 칼라는 가격이 저렴하고 동물병원 진료팀의 누구나 고양이에게 칼라를 씌우고 벗겨줄 수 있으며, 집에서 보호자도 마찬가지로 사용할 수 있다.

어떤 점이 부정적인가?

많은 반려동물 보호자들 특히, 고양이 보호자는 반려묘가 엘리자베스 칼라를 착용하는 것을 싫어한다고 보고되어 있다. 이는 최근에 실시된 글로벌 설문 조사에서 지난 12개월 동안 엘리자베스 칼라를 착용하였던 개와 고양이의 보호자(n=434)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보호자의 77%가 자신들의 반려 동물이 칼라를 착용했을 때 삶의 질이 더 나빠졌다고 응답했다 2.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하는 것은, 일부 고양이의 경우 좀 더 오랜 기간동안 칼라를 착용해야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심부 궤양성 각막염(deep ulcerative keratitis)으로 치료 및 증상 관리를 받던 고양이 13마리의 증례에서, 엘리자베스 칼라를 착용한 기간은 평균 28일이었으며, 최소 13일에서 최대 73일이었다 3. 연구 대상 고양이들 중 일부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칼라에 잘 적응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그렇지 않은 동물도 일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엘리자베스 칼라를 착용한 고양이의 행동 변화가 칼라 자체 때문인지 아니면 고양이가 칼라를 착용해야 하는 근본적인 이유 때문이었는지를 판단하는 것은 어렵다. 예를 들어, 중성화 수술에서 회복 중인 고양이의 행동 변화와 통증의 정도를 조사한 한 연구에서, 엘리자베스 칼라의 착용이 암컷 고양이의 전반적인 행동 변화 수준에 유의미한 영향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4. 이 연구에서 가장 흔히 언급된 변화로는 전반적인 활동 수준의 변화, 수면 시간 변화, 장난 및 움직임의 변화가 있었지만, 암컷 고양이의 중성화와 같은 큰 수술이 이러한 행동 변화를 직접 유도했을 수 있다고 볼 수도 있다.많은 고양이들이 큰 문제없이 엘리자베스 칼라를 착용하지만, 일부 고양이의 경우 부정적인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다.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보호자들은 엘리자베스 칼라 착용으로 인해 물 마시기(60.2%), 놀이하기(67.5%) 대소변 보기, 그루밍, 하네스나 목줄을 잘 맞게 착용하기와 같은 2 고양이의 다양한 일상적 활동에 지장이 초래되었다고 보고했다. 또한, 일부 보호자는 고양이가 초조한 모습(agitation)을 보이거나, 자세나 걸음걸이에 변화가 생기거나, '얼어붙은 듯한 모습'을 보이는 등 고양이의 행동에 극적인 변화가 있었다고 답했다. 또 다른 문제들도 보고되었는데, 엘리자베스 칼라가 여러 고양이를 키우는 가정에서 고양이들 간에 적대감을 증가시켰고, 엘리자베스 칼라로 인해 고양이가 고양이 출입문을 통해 집을 드나들지 못하게 방해하여 평소와 같은 일상생활을 할 수 없었다고 하였다. 실제로, 칼라는 일반적으로 동물의 이동성을 방해하며, 이로 인해 고양이가 칼라를 착용한 상태로 실외에서 생활한다면 여러 가지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엘리자베스 칼라 착용 시에는 이동 및 일상 활동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보호가 필요한 부위를 커버할 수 있는 최소 크기의 칼라를 사용해야 한다.중요한 것은, 셀프 트라우마를 유발하는 근본 원인(예: 치료하지 못한 피부 질환)이 해결되지 않으면, 고양이는 소양증이나 통증으로 계속해서 고통을 겪을 수 있으며, 칼라를 벗기면 셀프 트라우마 행동이 다시 나타날 수 있다 5.

그렇다면 수의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엘리자베스 칼라가 고양이를 셀프 트라우마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것으로 여겨져 일단 칼라 착용에 동의할지라도, 고양이와 보호자가 칼라 착용이 필요한 기간 내내 칼라 착용을 유지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이 때문에 수의사는 엘리자베스 칼라를 아예 사용하지 않아도 되거나, 적어도 착용 기간을 줄일 수 있으면서도 고양이를 보호할 수 있는 대안적, 보조적 수단을 고려해야 한다(박스 2)

• 고양이가 엘리자베스 칼라를 착용해야 하는 이유와 칼라가 조기에 벗겨질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예: 피부 문제 악화, 봉합 부위가 아물지 않음, 추가 수술이 불가피해짐으로써 생기는 위험과 비용)

• 일부 고양이가 특정 활동을 수행하는 데 문제가 있을 수 있으며 약간의 도움이 필요할 수 있다는 사실(예: 칼라를 착용하고 있는 동안 사료 통과 물그릇을 높게 올려 두기, 후드가 달린 고양이 화장실은 후드를 잠시 벗겨 두기, 엘리자베스 칼라 때문에 고양이 출입문을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에 대한 다른 대안책을 마련 해주기)

• 칼라를 착용하고 있는 고양이가 홀로 실외에 있는 동안 발생할 수 있는 사고 위험성

• (고양이가 사료를 먹거나 물을 마시는 것을 돕기 위해 보호자가 직접 칼라를 벗겨주는 경우를 대비하여) 엘리자베스 칼라를 제거, 교체, 조절하는 방법

• 고양이가 칼라에 잘 적응하지 못한다고 느끼는 경우, 동물 병원에 연락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

결론

엘리자베스 칼라는 일부 고양이 환자가 스스로에게 외상을 남기지 않도록, 즉 셀프 트라우마를 방지하는 데 필요한 수단이다. 수의 진료팀은 엘리자베스 칼라 착용의 목적과 칼라 사용 중 발생할 수 있는 일시적인 고양이의 이상 행동을 비롯해 잠재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들에 대해 명확하게 조언해줌으로써 고양이와 그 보호자 모두를 도울 수 있다. 또한, 클리닉 직원은 보호자가 칼라로 인한 문제를 해결하도록 돕고 고양이가 칼라를 착용하고 있는 동안 고양이의 안위를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에 대해 조언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수의사가 고양이 스스로 외상을 남기지 않도록 방지할 수 있는 대안적, 보조적 수단을 고려한다면, 엘리자베스 칼라를 아예 사용하지 않아도 되거나, 적어도 착용 기간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